— 암환자 돕는다던 개신교 목사, 해외 대마 밀수의 실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 믿었다.”
전북 지역에서 ‘힐링센터’를 운영하던 50대 개신교 목사 A씨는 수사기관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나 그의 손에 쥐어진 상자 안에는 비타민이나 커피가 아닌 대마 성분 젤리와 초콜릿, 오일, 크림이 들어 있었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에서 들여온 불법 대마 제품 약 411g. 그 양은 개인 복용 수준을 훌쩍 넘는 규모였다.
■ ‘힐링센터’의 실체 — 기도와 치유 뒤에 숨은 마약 거래
A씨는 암환자 대상의 치유시설을 운영하며 ‘신앙 치유’를 내세웠다. 겉보기에는 약자를 돕는 종교인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는 한국계 미국인 공범과 함께 미국·베트남 등지에서 대마 제품을 밀반입했다.
그들은 마약류를 비타민제·커피로 위장해 국제우편으로 국내에 들여오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런 방식은 전문 밀수 조직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다.
관세청은 이 사건을 통해 “최근 대마 성분 식품의 밀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직구 등을 통한 불법 반입이 늘어나는 만큼 국경 단계의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 ‘성직자’의 이중성 — 신앙의 탈을 쓴 범죄
“교회가 범죄의 은신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바로 그 ‘성역’을 악용한 사례였다. 목사라는 신분은 그 자체로 신뢰의 상징이었다. 암환자와 가족들은 그의 기도와 위로를 믿었고, 그 믿음은 범죄의 방패막이가 됐다.
종교적 권위를 앞세워 사회적 의심을 피한 채, 불법 마약을 유통하려 했다는 점에서 **‘신앙의 탈을 쓴 범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조용한 언론, 미약한 사회 반응
놀랍게도 이 사건은 국내 언론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일부 지역 매체에서 짧게 보도되었을 뿐, 대형 방송사나 주요 일간지의 후속 보도는 없었다.
마약 밀수범이 종교인이라는 사실, 그리고 환자 치유시설이 범죄의 통로가 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채 묻혀버린 것이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성직자의 일탈에 대한 사회의 면죄의식이 작동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종교계, 내부 자정은 가능한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종교계 내부의 도덕적 관리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신학대 교수는 “종교가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유지되는 만큼, 내부의 일탈은 그 신뢰 전체를 무너뜨린다”며 “교단 차원의 윤리 감시기구와 투명한 징계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교단은 여전히 “개인 일탈”로 사건을 축소하고 있다. 마약 범죄에 직접 가담한 성직자조차 ‘회개’라는 단어로 덮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 마약 문제, 이제는 ‘종교의 성역’도 예외 없다
마약류 밀수는 더 이상 범죄조직이나 특정 계층의 문제가 아니다. 해외에서 합법화된 대마 제품이 늘어나면서, 법망을 피한 밀반입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성직자까지 그 흐름에 편승하는 현실이 드러났다.
신앙의 이름으로 포장된 범죄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사회 윤리의 근간을 흔드는 위협이다.
⟪정리⟫
한때 ‘영적 치유’를 외치던 목사가 마약 밀수범으로 법정에 서게 된 지금, 사회는 묻고 있다.
‘성직자’라는 이름에 가려진 권위의 그늘 속에서, 또 어떤 범죄가 자라고 있는가.
신앙이 보호막이 되는 순간, 정의는 가장 먼저 침묵한다.